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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경성으로, 개성수용소로 - 끝

2016.02.29 16:27

aesan 조회 수:1002

경성으로 개성수용소로

차가 토성부근(土城附近)에 오니 차장(車掌)이 일제(一齊)히 하차(下車)를 명()하여 전부 하차(下車)한 후 남북(南北)을 갈라 세우더니 우리는 다행하게도 남()으로 세우는지라 다시 차를 타고 토성역(土城驛)에 도착(到着)하여 직접(直接) 경성직행차(京城直行車)를 탔다. ()쪽 사람은 따로 차를 태우고 개성수용소(開城收容所)에 유()하게 하고 의복(衣服) 행리(行李)등을 전부 소독(消毒)하고 수용소(收容所)에서 이삼일(二三日) 지난 후에 보낸다고 한다.

 

오후 1시쯤 하여 경성(京城)()에 도착(到着)하니 참 감개무량(感慨無量)하다. 19406월에 떠나 청진교회(淸津敎會)에 있다가 만(滿) 8년 후 오늘 경성(京城)에 귀착(歸着)하니 이목소도(耳目所到)에 달라진 것도 많고 미군(美軍)들의 자동차(自動車) 소리가 전() 경성(京城)을 울리고 길에는 사람바다를 이루어 인견(人肩)이 부딪치고 차곡(車穀)이 역호할 지경이다. 길가에 야바위놀음이 널렸고 인민(人民)들은 모두 자유에 취()하여 호기(豪氣)스럽다.

 

의외(意外)로 김남수(金南洙)군을 만났다. 동행인(同行人)은 진속장(陳屬長)의 자제(子弟)라고 하여 같이 청요리(淸料理) 점에 들어가 국수 한그릇씩 먹고 청운동(淸雲洞) 57-23번지인 식자(息子)의 가()에 오니 아비의 소식(消息)을 캄캄 부지중(不知中)인 희영(喜永)은 군정청(軍政廳)에 가고 자부(子婦) 정숙(貞淑)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가 별안간(瞥眼間) 아비를 보고 어안이 벙벙하여 말을 잘 못한다. 눈물 겸 웃음 겸 반가히 만나고 팔십 노물(老物)이 살아 온 것 만도 천행(天幸)이다. 때는 1947616이요 청진(淸津)서 떠난지 10일이고 해주(海州)에서 떠난지 4일만이다.

 

소지품(所持品)은 오다 공산당(共産黨) 보안서원(保安署員)들에게 전부 빼앗기고 빈 몸만 왔으니 세상을 떠날 때도 이러할지라. 동역(同役)들과 교우들이 와서 위로(慰勞)하고 다시 살아서 만난 것은 의외(意外)라 한다. 며칠 동안 집에서 쉬고 그간 궁정동(宮井洞)과 자교(紫橋)에서 설교(說敎)하고 특히 626일 저녁에 경성(京城) 각 교회 동역자(同役者)들과 또는 평신도(平信徒)들이 오랫동안 북중(北中)에서 고생하였다 하여 위로회(慰勞會)를 열고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