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LOGIN

회원로그인

ID/PW 찾기회원가입

Favorite
"복 있는 사람은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시편 1:2)

<무화과> 탈초 및 번역 후 소감

번역자 : 조면희

옛 글에 효자불궤(孝子不匱) 영석이류(永錫爾類)라는 말이 있다. 이는 곧 효자는 끝나는 법이 없으니 영원히 효도하는 자손이 이어지리라의 뜻이다.

몇 달 전에 본인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초서 및 한시 연구> 홈페이지에 저 멀리 미국에서 데이비드 김(David Kim)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신 분이 우리 선조고(先祖考)께서 유고(遺稿)로 남기신 설교서가 한문초서로 씌어 있는데 해독(解讀)에 어려움이 있으니 혹시 탈초(脫草)와 번역(飜譯)을 해 줄 수 있느냐 하는 제안을 해 왔다. 나는 그 제안에 대하여 평소에 다른 문의자들에게 대답하던 대로 문서일부를 인쇄하여 전자 메일로 보내달라고 하였다. 며칠 뒤에 이-메일(E-Mail)에 첨부 파일로 보내온 문서는 지금으로부터 9십 여 년 전인 1920년대의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초창기 개신교 목사님의 설교서였다. 잉크를 묻힌 펜을 가지고, 정성스럽게 한문 초서로 빽빽이 눌러 쓴 달필이었다. 그러나 노트에 조그맣게 쓰다가 보니 글자 획이 많이 생략되어 판독이 어려운데다가 성경구절에 나오는 고유명사와 전문 용어들을 한자로 음역한 것이 많아 이 방면에 문외한(門外漢)인 나로서는 도저히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왕조실록을 번역하는데 참여하였고, 옛 선인들의 초서를 전문(專門)으로 탈초한다는 나의 이름을 믿고 의뢰한 문서인데, 그냥 못 한다고 거절하기가 너무 성의가 없어 보였다. 게다가 글의 내용을 대강 살펴보니, 저자이신 애산(愛山) 선생은 대한제국 말기의 국학자(國學者)로서 일제 강점기 초기에 기독교에 입문하여 우리나라 초기의 개신교를 이끌어 가던 목사님일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개화와 독립운동에 앞장서신 독립지사이었다. 그 외에도 이글에는 당시 활동하던 초창기 목사님들과 전도사 및 외국 선교사들의 설교서도 다수 실려 있었다. 이런 분의 글이 판독을 못하여 그냥 사장(死藏)된다면 우리 민족 근세 문화의 한 부분이 햇볕을 못보고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여 나는 이렇게 회신을 보내었다.


본인의 능력으로는 완전해독이 어려우니 본 종교계에 권위 있는 사람으로 한문학에 조예가 깊은 분을 찾아보십시오. 그래도 꼭 본인에게 의뢰하려거든 충분한 시간을 주십시오. 그러면 그 동안에 사계(斯界)에 조예가 깊으신 분을 찾아 자문을 구하며 우선 여러 권 중 한 편만이라도 시험 삼아 번역해 보겠습니다 하는 내용이었다.

그런 후 얼마 안 되어 저자이신 애산 선생의 손자이고 현재 용인지방 애산감리교회의 담임목사로 몸담고 계신 김주황 목사께서 데이비드 김의 아우라고 하며 애산선생 설교문 원고를 3권 싸 가지고 왔다. 그리고 미국에 계신 백씨께서 생전에 꼭 이글을 번역 출판하기를 바라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목사한 분이 이 방면에 조예가 깊으니 번역에 도움을 주도록 소개하겠노라고 하였다.


그 원고의 제목은 무화과라고 되어 있으며, 2권 3권은 대학노트 크기에 가로로 쓴 글로 약 100여 페이지씩 되고, 1권은 국판 크기에 세로로 정리해 쓴 것으로 상당히 많은 분량이었다. 그런데 여기의 글씨는 정성들여 썼지만 더 작고 펜촉이 무디어 판독이 더욱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기를 자문(諮問)할 수 있는 학자도 소개해 주고 꼭 번역을 하였으면 좋겠다고 하니 3권 중에 우선 한 권만 번역하여 보겠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아마도 한 반년은 걸릴 것 같습니다.하고 우선 초서를 정자로 고쳐 쓰는 탈초를 시작하였는데, 혼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듯하여 우리 한문 초서의 권위자인 나의 친구 갈정 권제흥씨를 초빙하여 그때부터 반반씩 나누어 탈초를 시작하였다. 이렇게 탈초가 끝난 뒤에 번역을 시작하였는데, 한문으로 음역(音譯)된 고유명사는 중국 사이트에 들어가 찾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기독교가 중국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에 모든 용어는 중국용어에 파생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두 번으로 나누어 탈초가 끝난 뒤에 김주황 목사께서 소개한 오세종 목사에게 윤문을 보내었다. 오세종 목사는 어릴 때부터 한학을 배웠고, 지금도 젊은 기독교인을 위하여 서당을 운영하며 현재 배화여자대학에서 한문을 강의하고 있다.

달포 전에 먼저 보낸 전반부의 번역원고에 윤문은 본인이 먼저 정리해 두었고, 이번에 다시 후반부의 윤문이 끝나서 돌아왔기에 정리를 끝내어 탈초문과 함께 전후반 합쳐서 데이비드 김님에게 돌려보내게 되었다.

어쨌든 이 글이 책으로 발간되어 세상에 빛을 보는 날 기독교계의 선구자들께서 끼치신 정신적 양식(良識)이 후배들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사회인들에게도 저자 애산 선생의 계몽정신과 애국정신이 커다란 반향(反響)을 불러일으킬 것을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2010. 12. .

탈초 및 번역자 조면희 삼가 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교인명부 및 원입 및 세례 aesan 2013.12.16 11151
공지 서평 - 전창희 박사 aesan 2013.10.12 9005
공지 무화과 설교집을 출판하면서 aesan 2013.09.27 8180
공지 김진호 셋째 아들 김희영 회고 aesan 2013.09.27 8516
공지 ‘무화과’ 간행에 참여하면서-오세종 aesan 2013.09.27 7934
» <무화과> 탈초 및 번역 후 소감-번역자 조면희 aesan 2013.09.27 8603
공지 출판 및 원본저자와 번역자 aesan 2013.09.20 7779
공지 무화과 노트설교 1권 원본표지 aesan 2013.09.13 8127
194 70. 나의 삶(我之生) / 마태복음 7:6, 요한복음 1:1-4 / 유영모 / 101-103 aesan 2013.12.16 3562
193 69. 실패를 돕는 자(助失敗者) / 마가복음 9장 / 099-100 aesan 2013.12.16 3071
192 68. 베드로를 보고 배워라(見彼得而學) / 마태복음 26장 / 098 aesan 2013.12.16 3186
191 67. 하나님의 사업에 증인이 되라 / 사도행전 1:4-8 / 김종우 / 097-098 aesan 2013.12.16 2460
190 66. 화평케 하는 자 / 마태복음 5:1012 / 강매 /096-097 aesan 2013.12.16 2849
189 65. 그리스도께서 세 번 나타나심(基督之三顯) / 히브리서 9:23-끝 / 094-095 aesan 2013.12.16 2449
188 64. 부동(不動)의 나라 / 히브리서 12:18-끝 / 도이명 / 093 aesan 2013.12.16 2555
187 63. 신앙의 힘 / 히브리서 11:1-2 / 함준모 / 092 aesan 2013.12.16 2845
186 62. 그리스도가 3번 나타나심(基督之三顯) / 히브리서 9:23-끝 / 박민형 / 092 aesan 2013.12.16 3329
185 61. 악을 대적하지 말라 / 마태복음 5:38-끝 / 박대희 / 091-092 aesan 2013.12.16 2982
184 무화과 노트설교 1권 111 file aesan 2013.12.16 2478
183 무화과 노트설교 1권 110 file aesan 2013.12.16 2497
182 무화과 노트설교 1권 109 file aesan 2013.12.16 2423
181 무화과 노트설교 1권 108 file aesan 2013.12.16 2329
180 무화과 노트설교 1권 106 file aesan 2013.12.16 2115
179 무화과 노트설교 1권 105 file aesan 2013.12.16 2105
178 무화과 노트설교 1권 104 file aesan 2013.12.16 2099
177 무화과 노트설교 1권 103 file aesan 2013.12.16 1995
176 무화과 노트설교 1권 102 file aesan 2013.12.16 2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