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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심문실의 취조

2015.10.08 11:57

aesan 조회 수:647

며칠 후에 또 호출(呼出)이 있었다. 전에 문초(問招)하던 장관(將官)이 아니고 심문실(審問室)도 이층(二層)에 올라가 있고 통역(通譯)도 다른 사람이고 퍽 겸손(謙遜)하고 완후(完厚)하며 심문(審問)하는 태도(態度)가 다소(多少) 온정(溫情)이 있는 듯하다.


전후(前後)의 이력(履歷)을 물은 후에 종교(宗敎)문제(問題)에 들어가 자세한 문답(問答)이 있었다. 묻는 말이 다소(多少) 학문(學問)이 있어 보이고 그리 억사(抑査)하게 또는 억압적(抑壓的)으로 묻지 않고 대략(大略) 논리적(論理的)이다.


우리 감리교회의 경력(經歷)을 묻기에 전과 같이 대답하고 신(神)의 존재여부(存在與否)에 들어가 재미있게 문답(問答)하며 끝에 가서 “신(神)을 분명히 믿는가?” “분명히 믿소.” “의심(疑心)없이 믿는가?” “의심(疑心)없이 믿소.” “꼭 믿소?” “꼭 믿소.” “어찌 그렇게 믿소?” “성서(聖書)에 증거(證據)가 있고 또 우리의 생활경험(經驗)으로 보아 틀림없오.”


“내가 신(神)이 없는 것을 물을 터이니 대답하시요. 일본(日本)도 신(神)을 믿고, 이태리도 신(神)을 믿고, 독일도 신(神)을 믿어 예배도 하고 전도(傳道)도 하고 다 독실(篤實)히 믿으며 이번 전쟁(戰爭)에 이기게 해달라고 주야로 기도하고 신(神)에게 호소(呼訴)하여도 싸움에 대파(大破)하여 나라가 망(亡)하였고 우리 소련(蘇聯)은 신(神)을 믿지 않고 신(神)이 없다 주장(主張)하고 예배도 않고 기도도 않고 전쟁(戰爭)을 시작(始作)하였는데 싸움을 이겼으니 신(神)이 어디 있느냐?”


“신(神)은 그렇게 찾으면 찾지 못하오. 전능(全能)하신 신(神)은 믿는다고 계시고 믿지 않는다고 아니 계시는 신(神)이 아니요. 신(神)은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시며 특(特)히 선(善)을 행(行)하는 자에게 같이 하시고 믿어도 악(惡)을 행(行)하는 사람에게 신(神)이 떠나시니 그것을 아시오.”


그 장관(將官)은 그 말을 듣고 머리를 끄떡이며 긍정(肯定)하는 표(票)를 보인다. 그 후 로는 문답(問答)이 그리 까다롭지 않고 순조(順調)로 내려간다. 역시 이승만(李承晩)과 관계(關係)가 없느냐 전과 같이 대답하였다. 오늘은 이만 그친다고 하며 다시 묻지 않는다. 그들은 죄명(罪名)을 찾으려고 애쓰는 모양인데 아니한 말을 하라고 위협(威脅) 혹 공갈(恐喝)하여 마지않는다. 유치장(留置場)에 돌아와 안심하고 기도뿐 시간을 보내었다.


며칠 후에 또 호출(呼出)이 되어 심문실(審問室)에서 취조(取調)한다. 다시 묻지 않고 “전일(前日) 심문(審問)한 것을 통과(通過)하여 승인(承認)하느냐”고 묻는다. “승인(承認)하오.” “그러면 서명날인(署名捺印)하라.” 하여 기명(記名)을 하고 지장(指章)을 찍었다. 그리고 엄려는 전과 같으나 무리(無理)한 문답(問答)은 없었다. 유치장(留置場)에 돌아와 또 기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