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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보안서 유치장과 심문

2015.10.08 11:40

aesan 조회 수:645

며칠 후에 또 호출(呼出)이 되여 나아갔다. 또 전과 같이 묻고 전보다 더 엄격(嚴格)하다. 직고(直告)하지 않으면 지하실(地下室)에서 죽게 하겠다 한다.


며칠 후에 또 호출(呼出)되여 나아갔다. 그 때는 학생들의 문제(問題)가 아니고 먼저 감리교(監理敎) 조직(組織)을 묻는다. “조선(朝鮮)에 감리교(監理敎)가 언제 들어왔오.” “1885년이요.” “누가 전하였오.” “미국인(美國人) 가우취 박사(博士)이요. 그 후에 아펜셀라와 스크랜톤 의사(醫師)가 왔오.” “지금도 그들의 주장(主張)이오.” “아니요, 1930년에 우리 조선(朝鮮)사람의 경영(經營)으로 되어 미국인(美國人)은 관계(關係)가 없고 단순(單純)히 우리 조선(朝鮮)사람들이 주장(主張)하오.”

“당신(當身)은 언제 목사가 되었오.” “1920년 9월이요.” “그 때 회장(會長)은 누구요.” “웰취 감독(監督)이요.” “지금도 그와 연락(聯絡)이 있오.” “없오.” 또 “이승만(李承晩)과 동창(同窓)이라지요.” “아니요, 나는 시골 있고 그는 경성(京城)에 있으니 서로 만나지 못하였오.” “동창(同窓)이라는데 왜 거짓말을 하는가.” “거짓말이 아니요.” 또 “이상재(李商在)와 무슨 연락(聯絡)이 있지.” “없오.” “같은 목사로 왜 없는가.” “나는 감리교인(監理敎人)이고 그는 장로교인(長老敎人)인 고로 연락(聯絡)이 없오.” “한시도 본 일이 없오.” “한 번은 본 일이 있오.” “언제요.” “장원국 대부인(大夫人) 장례식(葬禮式) 때 보고 다시 보지 못하였오.”


오늘은 보안서(保安署)의 유치장(留置場)으로 가라 하여 일병(一兵)을 대동(帶同)하고 왔다. 지하실(地下室)에 있은지 팔개월(八個月)만에 오니 유치장(留置場)의 사람들이 많이 변동(變動)이 되었고 다만 이득수, 지창헌, 김백록 세사람 뿐이다. 사식(私食)은 일절(一切) 엄금(嚴禁)하여 받지 못하니 상당(相當)히 고통(苦痛)을 주려는 뜻이다.


지하실(地下室)에 나올 때 가장 중요(重要) 난급(難急)은 기도를 배우려는 두 청년이 내가 나올 때 말하기를 “목사님 나아가시면 기도를 어떻게 할까요.” “전에 배운 대로 쉬지말고 기도 하시요.” “나도 나아가서 기도하겠오.” 이런 문답소리가 가슴에 뭉치였다. 유치장(留置場)에 모여 곧 업디여 기도하고 두 청년을 돌아보시옵소서.


그럭저럭 오월, 육월이 지나고 칠월이 닥쳐왔다. 한번은 석식(夕食) 후에 어느 법관(法官)인 듯한 사람이 와서 묻기를 “무슨 일로 들어왔오.” 한다. “별(別)일 없고 다만 김구(金九), 이승만(李承晩) 타도(打倒) 혹 매장(埋葬)한다는 것이 불가(不可)라 말하였오.” “왜 그런 말을 하였오.” 나는 사령부(司令部)에 대답과 같이 설명하였다. 그는 별안간 언성(言聲)을 높이며 말하되 “당신(當身)의 이론(理論)은 그렇지만 이 북조선(北朝鮮)에서 그를 타도(打倒)하기로 법(法)으로 정(定)한 것을 말하였으니 죄(罪)가 있고 벌(罰) 받아야 마땅하오.” 무슨 정(定)한 법률(法律)이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리고 며칠 후에 또 사령부(司令部)의 호출(呼出)이 있다. 일병(一兵)을 대동(帶同)하고 갔더니 “전에 문초(問招)한 것을 통과(通過)하여 승인(承認)하느냐.”고 묻는다. “승인(承認)하오.” “그러면 필기(筆記)에 서명(書名)하라.” 하여서 기록(記錄)하고 지장(指章)을 찍었다. 그리고 하는 말이 “만일 직고(直告)하면 오늘이라도 곧 출감(出監)하 것을 직고(直告)치 않으니 유치장(留置場)에 가서 죽기까지 기다리라.” 한다. 돌아와서 기도하였다. “생(生)도 사(死)도 주의 처분(處分)에 있사오니 뜻대로 하십시오.” 하였다.


며칠 동안 처(妻)의 얼굴을 보지 못하였다. 전에 반입을 드릴 때면 바깥 창구에 얼굴이 번뜩이여 볼 수 있으며 사식(私食)을 금(禁)하여도 다른 음식(飮食)을 가지고 와서 사정(事情)하면 받아들이기도 하여 가끔 오더니 요사이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간수(看守)에게 물어도 모른다 하여 심히 민망하다. 마음이 답답하여 업디여서 기도하여 “그의 생사존망(生死存亡)도 주께 달렸으니 처분(處分)대로 하십시오.” 하고 다소(多少) 안심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