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 음하시다. / 요한복음 12:36, 시 10:1-, 시 13:1-4, 사 30:20

주께서 숨으신다는 말은 세상을 비관함도 아니요 원망함도 아니요 무서워함도 아니다. 실로 부득이한 일이며 또 비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제로부터 천국은 더 앞으로 발전하여야 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형편인데 이제 이것을 그만두고 숨으신다는 것은 얼마나 비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한복음에 보면 주의 설교는 유대인에 대한 설교, 혹 개인에 대한 설교 하시다가 다시 일반 공중에 대한 설교를 하셨다. 이제 와서는 세상을 떠나실 날이 불과 2일 밖에 남지 않은 시기에 더 나아갈 수 없게 되었고 일반 공중 설교는 그만두게 되었다.

2일 밖에 남지 않은 시간에 앞으로 하실 일이 많은 고로 이것을 위하여 부득이 숨으시게 되었다. 첫째는 공중 설교를 더 할수 없는 까닭이다. 그들은 점점 반항이 심하다. 지식자, 관리자, 일반 민중까지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반항하는 것은 악이 극도에 달하였다. 죄를 모르고 빛을 원치 않으니 이것은 악령이 찼다.

그들의 귀에 설교가 들어가지 않고 이적이 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남은 것은 십자가 밖에 남지 않았다. 불가불 어느 제자나 친구의 집에 조용히 숨어 있어야 될 형편이다.

그 다음은 큰일을 당한 주는 닥쳐오는 죽음을 어찌 금할 것인가 위하여 기도하시고 기다리기도 하신다. 이 전에 내게 떠나 실만 하거든 떠나게 해주십시오. 그러나 주님의 뜻대로 하십시요 하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시기 위하여 숨으셨다. 종려가지를 들고 환영하던 민중은 어쩌면 그렇게 변할까. 십자가에 못 박아 달라는 소리가 귀에 들린다.

그 다음은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하여 숨으셨다. 제자들은 모두 속화되었고 천국을 바라보지 않고 세상만 바라보는지라. 그들에게 천국을 맡길 수 없는 고로 비밀이 이루지 않으면 불가하다. 가슴속에 산같이 쌓인 맘이 있어 제자들에게 일러주어야 하겠다.

나는 육신으로 가고 성신이 올 것도 가르치고 나로 인하여 핍박과 곤란이 있을 것인데 내가 주는 평안을 가지고 이겨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같이 있으리라 가르치시고 천국의 종은 겸손한 맘이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고로 제자의 발을 씻기신 것과 그외에 모든 비밀을 가르쳐야 하는 고로 조용히 숨으셨다.

집에 돌아갈 일이 바쁜 것같이 당신이 떠나실 일이 바쁜 고로 이 모든 일이 완전하여야겠는 고로 조용히 숨으셨다. 성전에 나아가시라 하였으니 그 성전이 하나님이 계시지 못하고 마귀만 있는 고로 악을 막으로 나아오셨다. 그때 주님의 심정 아! 얼마나 비장하였을까? 오늘도 숨으시게 될때 당신의 심정이 얼마나 비장하였을까? 우리는 상상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