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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청진 첫 주일예배

2013.11.25 16:04

aesan 조회 수:1026

* 청진 첫 주일예배


그 이튿날 성일(聖日) 아침에 교우 손영춘(孫榮春)의 인도로 예전에 문패(門牌)를 달았던 집에 가니 문패(門牌)는 안흥석(安興錫)씨가 떼어가고 최파(崔派)의 사람 삼인(三人)이 모였는데 남자가 두명이고 여자(女子)가 한명이다.


시시비비(是是非非)의 말은 일절(一切) 금(禁)하고 마태복음 5장 23-24절 '고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를 읽고 사람을 미워하는 자는 예배에 합당(合當)치 못하다 권하고 각각 항복(降伏)하여 사죄(赦罪)기도를 올렸다.


폐회 후 여관(旅館)에 오니 안흥석(安興錫)파의 사람 근 열명이 와서 기다린다. 또다시 기도하고 합동화해(合同和解)를 권하였다. 저녁에 안흥석(安興錫)의 교회에 가서 예배설교(禮拜說敎)를 하였는데 회원(會員)이 한(限) 삼십인이 모이고 인도하는 방법이 열심이면서도 가장 규각(圭角)이 들어난다. 또한 합동(合同) 화해(和解)를 권하였다.


이렇게 왕래(往來)하며 두 교회의 예배를 인도하는 중 하루는 최주경(崔柱景)의 교회 손영춘(孫榮春)이란 교우가 말하기를 "목사가 본 교회를 지키지 않고 반역교회(叛逆敎會)에 다니며 인도하는 것은 불가라." 하는지라. 그러나 나는 "안의 교회를 반역교회로 보지 않고 피차 다 예배 보는 교회로 보며 아무 때나 나는 합동(合同)을 노력할 터이니 조금 기다리시오."하고 답(答)하였다.


그날 석예배(夕禮拜)의 공기(空氣)는 몹시도 불온(不穩)하여 노기(怒氣) 충천(衝天)하였다. 며칠 다니며 보아도 합동(合同)은 도저(到底)히 불능(不能)이라. 이것은 나의 부족이라 자복기도(自服祈禱)를 올리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차라리 안흥석(安興錫), 최주경(崔柱景) 두 곳 교회를 다 버리고 따로 한 곳을 정(定)하고 이곳이 감리교회(監理敎會)이니 원(願)하는 이는 오라고. 이것도 역시 아(我)라는 우상(偶像)의 생각인 것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리고 하루는 최주경권사(崔柱景勸師)와 같이 교우를 심방(尋訪)하고 구세군사관(救世軍士官) 전용섭(全龍涉)씨를 찾아보고 "귀 교회 교우 중에 집을 세(貰)주는 이 있으면 한 곳 얻어 달라." 부탁(付託)하고 최주경(崔柱景)씨와 작별(作別)하고 집에 돌아왔다. 그 때 여관(旅館)을 떠나 도수장(屠獸場) 곧 이진순(李眞淳)씨의 댁(宅)에 세거(貰居)하였다.


저녁에 최주경(崔柱景)권사가 와서 하는 말이 "목사가 전사관(全士官)에게 부탁(付託)한 집은 그만 두기로 하였으니 그리 알라." 한다. 그래서 나는 "목사가 정하여 놓은 일을 최선생이 파기(破棄) 하는 것은 불가다."고 답(答)하였더니 최주경(崔柱景)은 별안간 두 주먹을 쥐고 달려들며 "네가 무슨 상관(相關)이냐." 하며 소리를 높인다. "교회는 목사가 맡았으니 최선생 상관(相關)치 마시오." 더욱 소리를 높이며 달려든다. 믿지 않는 집, 믿지 않는 동리(洞里)라 남이 부끄러워 "최선생 참으시오."하고 돌아가기를 청했다.


나는 부임(赴任)한지 몇일이 되지 못하여 형제(兄弟)와 원한(怨恨)을 품거나 원수(怨誰)를 맺는 것이 불가(不可)타 생각하고 아침에 일어나 최선생을 찾아보고 “작일(昨日)에 된 일은 잊어 버리시요. 서로 혈기(血氣)에 나 온 말이니 주 앞에 합(合)하지 못한지라. 아무쪼록 안흥석(安興錫)과 합(合)하여 예배하자.”고 권하니 그는 “결(決)코 합(合)할 수 없다.” 하는지라. "그러면 최선생이 따로 예배하기를 원하오?" 하고 돌아왔다.


* 예배합동성공


그 다음 주일(主日) 저녁에 안흥석(安興錫)의 교회에 가서 예배하기 전에 먼저 광고(廣告)하기를 “여러분이 이 사람을 목사로 영접(迎接)하시려면 목사의 말을 순종(順從)하시요. 다른 말이 아니라 오늘 저녁부터 전 문패(門牌)를 달았던 교회에 가서 합동예배(合同禮拜)를 보면 하오.” 여러 사람의 의견(意見)이 분분(紛紛)하다가 조홍기(趙鴻基)씨가 말하기를 “우리가 목사님을 모시려면 그의 말씀에 순종(順從)하는 것이 도리(道理)에 합당(合當)하니 오늘 저녁부터 합동예배(合同禮拜)하자.”고 발언(發言)하니 여러 교우들은 그의 말을 다 옳게 생각하고 이십여명 교우가 일제(一齊)히 일어나 최주경(崔柱景)의 교회로 들어갔다. 이것은 나의 이곳 청진(淸津)에 온 후 첫 성공이요 승리(勝利)이다.


최파 일동(一同)은 다 참연(慘然)하여 역시 의외(意外)한 뜻을 보이고 고고(呱呱)히 서로 쳐다보기만 하고 한 사람도 나와 영접(迎接)하는 이가 없다. 출교(黜敎)를 주장(主張)하던 사람들이라 도리여 불쾌(不快)의 빛이 농후(濃厚)하다. 그날 나의 설교(說敎)는 ‘신자(信者)는 원수(怨誰)가 없다’는 말로 설교(說敎)하고 폐회(閉會)하였다.